짧게 다녔던 회사를 나와 4개월만에 다른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전 회사에는 좋고 나쁜 감정들이 섞여있었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신입이었던 나에게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맡겨주셨다. 나는 이를 잘 해내고 나오게 되었고, 이 경험은 나에게 여러가지 교훈과 성장을 가져다주었다.
쉬는 기간동안 여러 일들이 있었다. 나는 살면서 처음 유럽 여행을 갔으며 우리나라와는 다른 문화들을 즐기고 왔다. 그 후 취업기간 동안 정신이 팔려 잘 기억해내지 못했지만, 취업이 확정된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한국에 있었을 때에는 미술이나 건축을 관심 있게 살펴볼 기회가 없었다. 유럽은 눈을 돌리면 유려한 건축물이며, 아무 미술관을 들어가도 유명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언젠가는 다시 한 번 가보리라 마음 먹는다.
여행에 다녀온 후로부터는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들을 하면서 지냈다. 회사에 다니면서는 회사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공부하고 연구하느라 바빠 못했던 것들이었다. 라즈베리파이로 웹서버도 만들어보았다. 현업에서는 아쉽게 이루지 못한 서브레포도 구현해보았다. ThreeJS가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해 공부해보기도 했다. 개인 프로젝트에서 작성된 코드들을 다시 보고, 경악하고, 코드를 정리하는 과정도 해보았다. 이것저것 해보긴 했지만 결국 취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4개월 동안 이력서와 면접에 대해서 고민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다. 취준을 하는 시간은 그저 버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냥 버리는 시간은 없나보다. 우선 볼타의 진태양님과의 대화 이후로 내가 가진 캐릭터에 대해서 고민했다. 누구에게 나를 설명한다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누가 나로 인해서 도움을 받고 힘이 난다면 행복해했다. 나는 나를 ‘모티베이터’라고 본다. 팀원들에게 동기부여와 기운을 복돋아주는 사람이다. 그냥 그러면 재미가 있다.
비슷한 의미에서 나는 누군가를 도와주는 제품을 좋아한다. 내가 열심히 만든 제품을 누군가가 사용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주면 좋을테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다닌 것 같다.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발견해서 이를 해결해주고 싶어 하는 회사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도메인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데, ‘교육’도메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
취업은 그렇게 수월하지는 않았다. 역시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판매하는 일과 비슷하다. 상품을 판매할 때에는 판매하는 상품의 질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필요한 곳들을 찾아다녔다. 내가 필요한 사람임을 이력서에도 열심히 나타낸 것 같다. 판매자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원티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입사하는 회사는 ‘혁신의 숲’을 구경하다가 발견했다. 그러다가 회사소개와 지원 공고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다양한 채용 사이트를 뒤적여보는 것은 중요하다. 나를 필요로 하는 판매자를 다방면으로 찾아보자.
나는 대기업을 다녀본 적이 없다. 대기업 시스템을 잘 모른다. 다만 예측하자면 대기업에서는 제품의 성장보다는 기술의 완성도가 중요할 것 같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거나, 수많은 사람들이 볼 코드를 깔끔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제품의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 제품이 성장해야 기술이 의미가 있다. 나는 제품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제품이 재미있고 사용자가 좋아해야 일이 재밌다. 그런의미에서 제품을 성장시키는게 재밌다. 없는 문화와 시스템을 내 손으로 만들어나가는 것도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트업은 재미있다. 언젠가 대기업의 문화도 경험하고 싶다.
이직을 하는 회사를 고를 때에는 정말 내가 일을 열심히 몰두해서 할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었다. 야근이나 연봉은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전 회사를 나와보니 야근을 하지 않는 회사도 나름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일이 많다는 것은 회사에 일이 많다는 거니까 나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회사를 찾아다녔다.
지금은 이직을 앞두고 있다. 고맙게도 두 군데의 스타트업에서 합격 연락이 왔다. 그 중 나에게 더 도전적인 일을 하게 된다. 40-50대 남성을 위한 커머스 플랫폼이다. 3개의 큰 프로젝트 동안 웹만 제작했던 내가 앱을 개발한다. 새로운 문화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부지런히 앱공부를 하는 중이다. 낯설지만 재미있다. 잘 준비하고 내가 가진 역량들을 보여주어서 수습 기간을 긍정적으로 마치고 싶다.
'Thin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립하면서 일하기 (with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to 바인드) (0) | 2024.08.15 |
---|---|
나는 IT기업에 다니기로 결정했다. (0) | 2024.08.15 |
취업이 어려운 시장에서 이력서와 면접 준비하기 (0) | 2024.07.22 |
배운 것을 실천하기 (0) | 2024.07.22 |
이직 취준 때 대화했던 사람들 (2) | 2024.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