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나의 골든 서클(Golden Circle) 문답지를 작성해 보려고 한다. 골든 서클은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이 테드(Ted)에서 펼친 리더십 강의에서 나온 모델이자 이론이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드는 목적, 원인, 신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델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블로그를 보면 이해가 될 것 같다.
https://salaryblues.tistory.com/6
아래는 나의 골든 서클을 찾아내기 위한 문답지이다. 질문은 내가 현재 다니고 있는 바인드(Bind)에서 제공해 주었다. 답변을 인터뷰 형식으로 작성하며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래서 이 글은 일부로 퇴고를 몇 번 하지 않았다. 인터뷰 내용은 퇴고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래서 내용이 조금 두서없을 수 있다!
1. 나의 미션을 말해주세요.
1-1. 당신이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어쩌다가 태어난 지는 모르겠지만 태어난 이상 '나에게 재미있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다.
얼마 전 나는 내가 맡는 역할들에 대한 공통적인 특징을 찾았다. 나는 PC 게임을 할 때 누군가를 돕는 '서포터'를 하거나, 팀원들을 위해 대신 맞아주는 '탱커' 역할을 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 역할들이 좋았다. 이런 성향은 게임뿐만 아니라 스포츠, 취미에서도 드러났다. 내 취미는 '글쓰기'인데, 글을 쓰는 이유는 내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인한다.
즉, 나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역할을 맡아왔다. 아직 나를 잘 모르지만,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할 때 재미있고 뿌듯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확실하다.
1-2. 당신은 왜 일하고 있습니까?
일을 안 할 수 있다면 안 하고 싶다. 일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활동'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일은 활동의 범주 안에 포함되며, 활동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봉사활동이 될 수도, 아르바이트,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일 자체는 보상이 필요해서 한다. 그렇다면 일을 재미있게 해야 한다. 나는 누군가를 도울 때 재미있기에,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고 싶다.
우선 제품을 만드는 행위를 통해, 사용자들을 도울 수 있다. 바인드는 온라인에서 의류를 구매할 플랫폼이 없어 '불편'했던 40-50대 남성들에게 꼭 맞는 의류 플랫폼을 제공한다.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줄 수 있는 도움은, 사용자에게 제품을 제공하는 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근로자들은 일이 일상이다. '일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가 자신이 요즘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가 된다. 그리고 그것이 일상이 된다. 내 옆에 있는 팀원들의 감정을 좋게 만들어준다면, 나는 누군가의 일상을 기분 좋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한다.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이름은 사무실에서 많이 불린다. 기획자, 디자이너, 서버 개발자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인다. 플랫폼에서 에러가 발생하면, 일단 프론트엔드 개발자에게 문의하러 오시기도 한다. 나는 이런 역할을 즐긴다. 어떤 팀원이 왜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른 팀원과 연결해 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대화하고 농담하며 서로 웃기도 한다. 그럴 때는 '팀원을 돕는 팀원'이 된 것 같다.
그래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바인드에서 일하고 있다.
2. 나의 비전을 말해주세요
2-1. 당신은 무엇을 이루고 싶습니까?
나는 리더가 되고 싶다. 기술적인 리더보다는 사람을 관리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일터에서의 팀원들이 재미있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알아서, 리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2-2. 당신은 가슴을 울리는 사건이나 현상은 무엇입니까?
소소하게 재미있는 사건이나 현상은 있지만, '가슴이 울린다'라고 표현할만큼의 상황은 없었다.
3. 나의 핵심가치를 말해주세요.
3-1. 당신은 미션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 꼭 지키고 싶은 것들은 무엇입니까
내가 어느 나이대가 되더라도 재미있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 현명함이라고 해야 할까? 더 나아가서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 긍정이라는 단어는 '무조건 좋게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한다. (*후술할 책의 내용이다) 진정한 긍정은 '어떤 상황이 닥쳐도 잘 견디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긍정을 잃지 않고 싶다.
3-2.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있습니까?
사색에 빠지거나, 책을 읽고 읽은 바를 글로 쓴다.
집에서 가끔 랜턴을 켜놓고,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사색할 때가 있다. 주제는 내가 겪고 있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무엇 때문에 힘들고,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고민한다. 보통 최근 있었던 일이나, 내가 재미있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룬다.
혹은 책을 읽는다. 최근에는 '이근후' 작가님의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90세에 가까운 연세에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시다. 내가 90의 나이가 되려면 앞으로 60년을 넘게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얻게 된다.
마음에 진하게 남는 영화도 있다. '인턴'이라는 영화이다. '로버드 드니로' 배우가 맡은 '밴 휘태거'라는 노인 역할이 매력적이었다. 연세가 지긋한 노인이 패션 회사의 인턴을 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다. 노인의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 '재미있는 삶'이라는 비전과는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지혜롭게 살면 재미있게 살 수 있지 않을까?
4. 나의 인생전략을 말해주세요.
4-1. 당신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지키며 이루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살아갈 것입니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실천들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 언제든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싶다.
4-2. 당신은 어떻게 일할 할 할것입니까?
잔잔하게 오래 타오르는 불꽃처럼 일하고 싶다. IT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재미있어 이 판을 떠나고 싶지는 않다. (지금은 그렇다) 가능하다면 가진 역량을 다방면으로 활용하여 30년은 해 먹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래 가는 태도'를 만드는 것이 좋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급한 일이 아니라면, 함부로 오버페이스하지 않는다. 그러고 싶을 때 '내가 이 행동을 30년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한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일정한 퍼포먼스'를 내고 싶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는 데에 도움을 준 좋은 조언들이 있어서 첨부해 본다.
"고등학생 때 전교 1등을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결국 못하긴 했지만요). 밤을 새워서라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아버지가 12시만 되면 불을 꺼버리시는 겁니다. 아버지께 여쭤봤습니다. 밤새 공부해서 1등 하고 싶은데 왜 자꾸 불을 끄시냐고요. 그랬더니 아버지께서 "밤새 공부해 서 1등 할 거면, 평생 밤샐래?"하시는 겁니다. 모든 일에는 지속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한 겁니다. 잠깐 무리해서 속도를 내봤자 큰 의미가 없습니다."
- 박성철 저자, 『개발자 원칙』
"수학 실력이 부족해서 교과서에 나온 문제 유형을 아예 통째로 외워 버렸다. 1등을 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였다. 다음 시험에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어린 마음이었지만 최선을 다하는 삶이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구나, 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 이근후 저자,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싶다』
5. 내가 바인드에서 일하는 이유를 적어주세요.
5-1. 당신은 왜 바인드에서 일하십니까?
처음 입사했을 때에 채용 공고에서 봤던 글이, 내가 바인드라는 회사에 입사하게 된 이유이다. 아래의 글이 완벽하게 나의 마음을 대변한다.
"누군가의 아빠라는 몇 십년간 책임으로 힘을 다해온 이들이, 오로지 자신을 위해 운동과 여가로 채우며 살아가는 시점에, MZ 세대와 동일한 편의를 느낄 수 있도록 모바일 세상의 풍요로움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입사하고 나서는, 팀원들이 좋아서 일을 하고 있다. 일한 경력이 많은 팀원이 없다보니, 자신이 맡은 바에 아주 지혜롭게 대처하는 팀원은 없다. (내가 가장 그렇다) 그런데 책임감은 무지막지하다. 필요한 역할이라면 고민 없이 가져가, 어떻게든 해결한다. 최근에는 10가지의 역할을 맡고 있는 팀원도 보았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을 본적이 없어서 재미있다.
5-2. 당신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바인드에서 일하십니까?
'한국의 모든 40-50대들이 옷을 산다면 제일 먼저 들리는 플랫폼'이 되었으면 좋겠다. 거시적으로는 그렇지만 지금은 내가 맡은 바를 잘 완수하는 것이 목표이다.
5-3. 당신은 위 목표를 바인드에서 어떻게 이루고 싶으십니까?
팀원들과 함께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빠르고 책임감 있게 하면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팀원들이 과정을 즐겼으면 좋겠다.
5-4. 당신이 바인드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원하십니까?
당장은 어떤 제품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회사 제품과 도메인에 대한 지식을 알아가는 중이다.
팀원들이 편하게 말을 걸고, 팀원들을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위해서 팀원들이 어떻게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5-5. 당신이 바인드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이 세 가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중요한 순서대로)
1) 재미있게 일하는 환경 🤸
2) 다른 회사에 가게 되더라도 오래 연락하고 싶은 사람 👤
3) 패션 플랫폼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나가며 얻은 실력 💪
6. 결론
문답을 이렇게 마친다.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던 질문들이어서 답변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다른 팀원들이 적은 답변 내용도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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